②행복자전거협동조합
대전 서구 가장동에 위치한 행복자전거협동조합에선 버려진 폐자전거가 날개를 달고 새 자전거로 탈바꿈한다. 낡고 못 쓰게 돼 주인들에게 외면된 폐자전거가 새 생명을 얻어 누군가의 든든한 다리가 돼 신나게 내달리는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폐자전거의 변신은 행복자전거협동조합원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인생의 풍파에 치여 삶의 긴 여정에서 잠시 주저앉았었지만 자전거를 수리하듯 자신들의 인생도 닦고 조이며 자전거와 함께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대전 서구지역자활센터의 저소득층 자활사업으로 설립된 행복자전거협동조합은 6년여의 노력 끝에 대전시로부터 협동조합 인증을 받았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폐자전거를 수거해 수리한 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재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 관공서나 아파트단지에서 폐자전거 정리 작업을 하는 봄철이 이들에겐 가장 바쁜 시기이다. 직원 1명이 폐자전거를 새 것으로 만드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직원 6명이 종일 뚝딱뚝딱 자전거를 매만져야 월 100대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수리된 자전거는 새 자전거의 3분의 1 수준인 5만~6만 원가량에 판매된다. 재활용된 자전거이지만 새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여서 이제는 제법 입소문도 났다. 지난해에는 사업장 외에도 자전거를 판매하는 매장을 서구 관저동에 열었다. 오프라인 판매가 주를 이루지만 중고제품을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이제는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로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하고 일할 곳이 없어 방황했던 조합원들이지만 본인들보다 더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상현 행복자전거협동조합 대표는 “자활센터의 지원을 받아 운영해 왔지만 협동조합으로 독립한 만큼 내년에는 사회적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지역과 함께 하는 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042-527-2984(가장동), 042-543-2984(관저동)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